*이 글은 노들 계간 소식지 <<노들바람>> 2023년 가을 135호에 실린 글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노들 밥상에서 매일 만나는 예길 김치 / 김유미>를 재수록한 것입니다.

http://nodeul.or.kr/index.php?_filter=search&mid=nodeul_baram_view&search_keyword=%EC%98%88%EA%B8%B8&search_target=title_content&document_srl=69028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한살림수도권실무자연합회 연합지회 정서윤 님 인터뷰

오 그대는 아름다운 후원인

노들 밥상에서 매일 만나는 예길 김치

예길식품 이예미 재무이사 인터뷰

 

 김유미

노들야학에서 밥 많이 먹는 사람

 

  코로나19로 힘 빠지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2021년 겨울 어느 날, 야학 메일함에 예길식품이라는 김치회사로부터 메일이 도착했다. 김치를 보내주고 싶으니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오, 눈을 비비며 메일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예길식품을 검색해 다양한 김치 사진들을 보았다. 배추김치, 깍두기, 열무김치, 석박지, 갓김치 등등. 기쁜 마음으로 연락을 했던 기억이 난다. 2022년 1월 예길식품의 이예미 재무이사님과 연락을 주고받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김치가 오기 시작했다. 짜지 않고 자극적인 맛도 없는데, 아삭미가 있는 새로운 맛이었다. 그리하여 김치를 많이 먹게 되었다. 김치만 리필해서 먹기도 했다. ‘오, 이 김치 맛있어’, ‘이거 어디 김치에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밥상에서 김치를 두고 이런저런 호평을 했다. 배추김치만이 아니었다. 깍두기! 깍두기가 나온 날 사람들의 호평은 정점에 달했다. 밥상이 술렁술렁하며 맛있다, 꿀맛이다, 이런 이야기가 들려오면 왠지 모르게 웃음이 났다.

자기 그릇에 점잖게 담긴 여러 김치들. 배추 백김치, 배추김치, 깍두기, 파김치, 총각김치, 열무김치, 물백김치, 나박김치, 열무김치.

예길식품에서 만드는 김치들

  나는 김치를 화두로 이예미 이사님께 거의 매주 카톡 메시지를 보낸다. 처음엔 배추김치만 40kg이었는데, 요즘은 배추김치에 열무김치와 깍두기를 섞어 60kg을 보내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면 하루 이틀 뒤 택배로 김치가 도착해 노들의 밥상에 오른다. 이렇게 노들을 응원하는 시민들의 십시일반으로 차려지는 밥상, 이 ‘평등한 밥상’은 정말 놀랍고 소중한 활동 같다. 그러니까 여러분, 밥 남기지 마시고… 이번 『노들바람』에서 예길식품 이예미 재무이사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노들바람』 독자들에게 자기소개도 해주시고 예길식품도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전 ‘김치를 맛있게 만드는 사람들’ 예길식품 주식회사에서 재무이사로 2016년부터 근무하고 있는 이예미라고 합니다. 회사에서는 재무와 노무 관련 일들을 챙기고 있지요. 작은 회사이다 보니, 직원들에게 업무 분장이 되어있는 일 외에 소소하게 생기는 외부 일들도 담당하고, 그래서 단체후원이나 기부와 같은 일들도 제 업무가 되었네요.

  예길식품은 2007년 경기도 시흥시에서 주변에 소소하게 손맛 좋기로 유명한 장모님의 김치 레시피를 가지고 작은 반찬가게 규모로 시작되었는데요. 이후 100평짜리 임대공장을 거쳐, 지금은 강원도 횡성군에 530여 평의 해썹(HACCP) 인증 제조 공장을 보유한 예길식품(주)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하고 있지만, 일일 출하되는 20톤 이상의 김치 대부분을 서울 및 수도권 유명 식당에서 하루 10만여 명 이상의 고객들이 드시고 계시고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낼 때 시작한 온라인 마켓도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맛있고 신선한 김치를 고객분들의 식탁에 올리기 위해 50여명의 직원들이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 노들야학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고등학생인 저희 딸이 정재승 교수님 팬이에요. 친정 오빠 친구이기도 하고요. SNS에서 정재승 교수님께서 한창 아프리카에 염소 보내기 후원도 하시고 해서 개인적으로 동참하던 중에 노들야학에 대한 글이 올라왔어요.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고병권 선생님 이야기도 있었고 기부를 독려하시는 내용도 있었던 것 같아요.

  야학이란 단어에 관심이 생겨 홈페이지에서 이런저런 글을 읽던 중 ‘우리 회사 김치를 노들 밥상 식탁에 올리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던 것 같습니다. 무언가 응원하고 연대하고 싶은 마음이 제 안에서 올라왔던 것 같아요. 물론 저희 사장님도 흔쾌히 오케이 하셨고, 그 후에 제가 적극적으로 연락을 드려 후원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기회에 정재승 교수님의 선한 영향력에 감사드립니다!)

야외 건물과 인물 사진. 건물 외벽에 큰 글씨로 예길식품 그리고 로고가 붙어 있다. 그 앞에서 환히 웃는 반팔 정장 차림의 이동철 대표님.

  # 저희에게 매주 김치를 보내주시는데요, 후원을 결정하게 된 과정이나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희 회사 김치는 제가 먹어도 정말 맛있거든요. 사장님께서 맛과 품질에 보통 고집이 있으신 게 아니어서, 원재료는 물론, 양념에 갈아 넣는 양파와 마늘도 최상품을 고집하십니다. 그걸 알기에 직접 생산하는 저희 직원들도 회사 김치를 믿고 구매해 드십니다.

  홈페이지 글을 읽으면서 함께 응원하고 지지하고 싶은데, 개인적으로 후원을 할까하는 생각을 하다가, 그보다는 노들 밥상에 우리 회사의 맛있는 김치를 올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냥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는 마음으로요. 다행히 김치를 맛있다고 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 다른 곳에도 후원을 많이 하시는지, 하신다면 주로 어떤 곳에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대표님께서 20대 후반에 창업을 하셔서, 16년 동안 정말 많은 어려움 가운데 회사를 일으키셨어요. 그런 과정에서 정말 많은 위기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국가 지원도 받고 직원들과 협력 업체의 도움도 있었고, 횡성으로 옮기면서도 안팎으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셨다고 해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우리 회사가 여기까지 오게 되어 거두는 열매는 다 같이 조금씩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큰 금액을 후원하실 때도 있지만, 그때그때 기부처를 찾아 수시 기부도 하시고, 또 노들처럼 인연이 되어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보육원, 미자립교회, 복지센터, 독거 노인분들이 계십니다.

 

  # 노들야학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면 얘기해주세요.

  홈페이지 소개글에 있는 “희망을 일구는 사람들의 터”라는 말이 무척이나 인상 깊습니다. 모두가 꿈꾸는 차별 없는 세상을 향해 직접 씨를 뿌리고 일구어 나가면서 결실을 맺어가고 계시는 노란들판 여러분들을 마음으로 응원합니다.

  일구어 나간다는 것은 힘들고 고달플 때가 더 많겠지만, 수확을 앞둔 가을의 넓은 들판은 모두의 마음을 넉넉하게 해줄 테니까요. 저희도 그 발걸음에 함께할 수 있어 기쁘고 보람됩니다. 멀리 있지만 함께 연대하는 마음으로, 힘이 되는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하는 마음으로 함께하겠습니다.

 

* 예길식품 홈페이지 https://yegilfood.com

글쓴이 : 들다방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