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다방 카페에 비치된 여러 종류의 컵들

들다방 카페는 여러 용도와 장애를 고려해 다양한 컵이 준비되어 있어요.

가장 기본 컵으로는 여러 번 쓸 수 있는 한 손 머그컵손잡이 없는 유리컵이 있어요.

그리고 건물 밖으로 음료를 가져나갈 손님을 위한 테이크아웃용 종이컵/플라스틱 일회용 컵이 있습니다.

들다방은 이에 더해 ‘손잡이와 뚜껑이 있는 유리컵‘을 선택지에 두고 따로 비치해왔습니다.

몸에 편마비가 있거나, 양손과 손가락을 자유롭게 쓰기 힘든 이들에게 음료 컵 손잡이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다회용 뚜껑도 필요했습니다. 이동할 때, 혹은 손에 덜컥 힘이 들어가거나 빠지는 경우 음료가 찰랑찰랑 넘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요.

개인 텀블러 사용도 늘 권장해왔습니다.

하. 머그컵(컵손잡이가 하나 달린 도자기컵, 뚜껑 없음)

하. 머그컵(컵손잡이가 하나 달린 도자기컵, 뚜껑 없음)

유. 유리컵(손잡이 없는 투명 컵, 뚜껑 없음)

유. 유리컵(손잡이 없는 투명 컵, 뚜껑 없음)

일. 테이크아웃용 플라스틱 1회용컵(손잡이 없음, 플라스틱 뚜껑, 들다방 로고 종이 골판지 테두리)

일. 테이크아웃용 플라스틱 1회용컵(손잡이 없음, 플라스틱 뚜껑, 들다방 로고 종이 골판지 테두리)

 

 

 

 

 

 

 

 

타. 1회용 종이컵(손잡이 없음, 플라스틱 뚜껑, 종이 골판지 테두리)

타. 1회용 종이컵(손잡이 없음, 플라스틱 뚜껑, 종이 골판지 테두리)

파. 손잡이와 뚜껑이 있는 투명 한손 유리컵

파. 손잡이와 뚜껑이 있는 투명 한손 유리컵

텀. (뚜껑 달린 손잡이 없는 투명컵 사진) 다회용컵

텀. (뚜껑 달린 손잡이 없는 투명컵 사진) 다회용컵

 

 

 

 

 

 

 

 

 

들다방 초창기부터 건물  내 다회용 컵 사용은 당연했고, 테이크아웃 컵, 빨대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도 작게나마 있었습니다.

일상 속 눈길이 가는 곳곳에 ‘일회용 컵 사용 자제’ 알림을 써붙이고, 플라스틱 쓰레기산으로 해양생물이 죽어가는 사진도 공유했죠.

여러 기회에 걸쳐 ‘카페의 기본 컵은 머그컵과 유리컵’이라는 전제를 이용객에게 안내하고,

일회용 컵을 꼭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면 카페 바리스타가 확인한 후에야 비로소 드렸지요.

그런데 다양한 선택지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부터 들다방 손님들이 일회용만 찾기 시작했어요.

또 출장 카페 등이 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모두 일회용컵을 사용했습니다.

 

들다방에서 일회용컵을 찾는 다양한 요인들

한번 일회용 컵을 찾는 손님이 많아지자 점차 장애와 비장애를 가리지 않고 일회용 컵을 당연하듯 요청하는 손님이 늘었습니다.

장애가 있는 손님의 경우, 편마비가 있어 컵을 놓치거나 할 때 파손 등의 피해를 줄까봐,

또 휠체어 이용 손님은 휠체어에 연장해 설치한 상판이나 컵홀더에 일회용컵이 끼워넣기 좋은 사이즈여서 일회용컵을 자주 찾으셨어요.

비장애 손님도 ‘일회용이 가벼워 사용하기 편하다’, ‘깨끗하다’는 이유로 일회용 사용을 선호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때문에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일회용 컵 사용이 아예 기본이 된 때도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엄격한 거리 두기 기간이 지난 뒤에도, 다른 카페에서 다 일회용 컵을 주니까, 들다방 카페에서도 일회용컵을 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이 생겨버렸습니다.

컵을 수거해 씻고 관리하는 들다방 일꾼 입장에서도 일회용 컵은 ‘안 씻고 버리기만 해도 돼서’ 편한 게 사실이었어요. 일회용 컵 또한 씻고 버려야 하는데 말이죠.

손님, 일꾼 가리지 않고 그냥 쓰고 막 버리는 게 편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실내 작은 부스 풍경. 들다방 간이간판 아래 일꾼 세 명, 테이블 위에 종이컵을 세워놓고 분주한 모습. 맨 앞 포스터에 손글씨 커피브레이크 11일(월) 4시/ 12일(화) 10시 15분)

실내 작은 부스 풍경. 들다방 간이간판 아래 일꾼 세 명, 테이블 위에 종이컵을 세워놓고 분주한 모습. 맨 앞 포스터에 손글씨 커피브레이크 11일(월) 4시/ 12일(화) 10시 15분)

일회용 컵은 정말 편리할까?

그런데 일회용 컵은 정말 ‘깨끗’하고 ‘안 씻고 버리기만 해도’ 되는 ‘편리’한 존재일까요?

사실 꼭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다회용 컵에 비해 일회용이 더 위생적이거나 세균, 바이러스 감염에 안전하다는 근거 자료는 뚜렷하게 없습니다.

일회용 종이컵 내 코팅 물질에 대한 미세 플라스틱이 음료에 녹아들어갈 위험은 말할 것도 없지요.

일회용품도 물로 깨끗이 헹궈서 분류하고 규격에 맞춰 버려야 분리수거를 해가고요.

더군다나 일회용 컵이 따지고 보면 갖춰야 할 것이 꽤 많습니다.

테이크아웃 컵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음료용 종이컵/뚜껑/ 빨대, 차가운 음료용 플라스틱 컵/뚜껑/ 빨대를 언제나 짝 맞추어 재고 관리, 비치해야 합니다.

또 따뜻한 음료를 잡을 때 화상 방지용으로 쓰는 슬리브를 손님들이 냉온 음료 가리지 않고 사용하길 원해 이것 또한 부지런히 비치해야 했지요.

관리해야 할 것이 종류별로 많아 수시로 재고를 확인해 비용을 들여 비치해야 해 돈도, 품도 많이 듭니다.

일회용 컵 사용이 엄청나게 늘면서 들다방 일꾼들은 창고에 부지런히 일회용 물품들을 사날라야 했고,

들다방 로고가 찍힌 일회용 컵 쓰레기가 카페 바깥에 아무렇게나 버려져 있으면 들다방을 아는 분들이 괜히 머쓱해하며 치워주곤 했습니다.

들다방 일꾼들은 몇 분 사이 쓰레기가 될 것들을 비용을 들여 사오고, 관리하고, 또 아무렇게나 버리는 모습을 매일같이 보면서

쓰레기를 너무 많이 만들어낸다는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모였습니다.

그렇게 2021년 하반기에 들다방 컵을 바꾸는 프로젝트가 시작됐습니다.

 

들다방 내 보틀클럽 다회용 컵을 기본 컵으로 도입하다

컵 세부 성능 (사진: 흰 뚜껑이 덮인 손잡이 없는 플라스틱컵, 가로 9.3cm, 세로 16cm) 실측 사이즈 9.3cm, 세로 16cm *빨대나 슬리브가 필요 없는 디자인 *재질: 컵 에코젠, 뚜껑 식품용 PE *사이즈: 16oz(420ml) *내열도: 최대 100도(핫/아이스 음료 공용 사용) *무게: 130g

컵 세부 성능 (사진: 흰 뚜껑이 덮인 손잡이 없는 플라스틱컵, 가로 9.3cm, 세로 16cm) 실측 사이즈 9.3cm, 세로 16cm *빨대나 슬리브가 필요 없는 디자인 *재질: 컵 에코젠, 뚜껑 식품용 PE *사이즈: 16oz(420ml) *내열도: 최대 100도(핫/아이스 음료 공용 사용) *무게: 130g/ 이미지 출처: 리턴미컵 와디즈  펀딩 사이트 https://www.wadiz.kr/web/campaign/detail/111570

일회용 컵의 편리함을 갖춘 다회용 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바람으로 일꾼들이 대안 컵을 찾아헤맸습니다.

그러다 이러한 고민을 일찌감치 해온 곳이 있어, 해결책을 찾는 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서울시 내 차별없는가게 중 한곳인 ‘보틀팩토리‘의 활동을 알게 된 것입니다.

보틀팩토리는 ‘일회용품 없는 카페이자 쓰레기 없는 생활을 제안하는 공간’을 표방하는 단체입니다.

카페를 운영하고, 동네 상점에 다회용기 사용 약속 캠페인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그러다 ‘보틀클럽 리턴미 컵‘이라는 다회용 대안 컵을 자체 개발해, 여러 카페에서 이를 사용하며 지역 내 의미 있는 성과를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보틀클럽 리턴미 컵은 냉온 음료를 모두 담을 수 있는 안전하고 가벼운 젖병 소재, 뚜껑 탈부착 가능, 여러 굴곡을 두어 슬리브 없이 컵을 잡을 수 있게 특별 설계돼 있습니다.

일회용 컵의 편의를 모두 가진 다회용 컵이었죠.

단, 이 컵은 그동안 ‘보틀클럽 컵 공유 시스템’에 회원 등록한 카페와 이용객만 사용이 가능했습니다.

보틀클럽 회원 가입, 어플 설치 후 카페 내 비치된 단말기에 대여와 반납 시 인증, 보증금과 분실 보상금 등 공유 시스템을 위한 여러 절차를 반드시 밟아야 했죠.

들다방을 이용하는 손님 중에서는 개인 휴대전화가 없는 이도 있고, 글자나 숫자가 익숙지 않은 이도 있습니다.

또 일꾼 역시 매번 이러한 규칙을 설명하고 안내하기가 어려운 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들다방은 보틀클럽에서 예외적인 카페, 그러니까 컵 공유 시스템에 개개인이 등록하지 않고도 리턴미 컵을 사용하는 가게가 될 수 있게 양해를 구했습니다.

컵 공유 다른 카페에 회수되지 않도록 뚜껑과 컵 본체에 들다방 스티커를 붙여 회수와 분실 방지도 대비하기로 했죠.

이런저런 회의와 비용 마련, 시뮬레이션을 거쳐, 들다방에서 이 컵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좌 컴퓨터 모니터 화면. 용지: 투명데드롱 25g/ 색도: 5도 단면/ 수량: 1000ea. 동그란 스티커와 텀블러에 들다방 로고가 그려진 디자인 예시 화면, 우 컵을 든 손. 보틀클럽 리턴미 컵에 흰색 스티커를 시험 부착해본 사진.

좌 컴퓨터 모니터 화면. 용지: 투명데드롱 25g/ 색도: 5도 단면/ 수량: 1000ea. 동그란 스티커와 텀블러에 들다방 로고가 그려진 디자인 예시 화면, 우 컵을 든 손. 보틀클럽 리턴미 컵에 흰색 스티커를 시험 부착해본 사진.

 

일회용컵에 모두 환경부담금 500원을 부과하다

2022년 1월과 2월 두 달 동안의 시범기간을 거쳐 들다방의 기본 컵은 이 보틀클럽 컵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기본 컵을 바꿈과 동시에 1회용컵은 ‘환경부담금’이라는 이름을 붙여 무상이 아닌 500원의 사용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깨끗이 씻어 돌려주면 돈을 반환해주는 보증금과 달리,  환경부담금은 소비자가 컵을 사용할 때부터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책임을 나눠지는 것을 뜻합니다.

그리고 기존 머그컵과 유리컵은 요청하는 손님에 한해 제공되었습니다.

보틀클럽 컵은 삶아서 소독할 수 있는 젖병 소재이지만, 플라스틱 컵에 온음료가 담길 때 유해물질 공포가 여전히 있었습니다.

그래서 뜨거운 음료는 머그컵에 담겨나가기로 현재는 일부 원칙을 수정했어요.

분류명. 컵. 하위명. 타. (종이컵사진) 일회용 잔에 환경부담금 500원 일. (플라스틱 아이스컵 사진) 일회용잔 환경부담금 +500원

분류명. 컵. 하위명. 타. (종이컵사진) 일회용 잔에 환경부담금 500원 일. (플라스틱 아이스컵 사진) 일회용잔 환경부담금 +500원

시행해보니, 들다방 손님들이 보틀클럽 컵 사용과 일회용 컵 유료화 별 탈 없이 적응해 현재까지 잘 사용 중입니다.

일회용 컵 사용이 준만큼 보틀클럽 컵 사용이 늘어 일꾼들의 설거지 양도 자연히 늘었지만, 컵 자체가 가볍고 다루기 쉬워 부담스러운 작업량도 아닙니다.

일회용 컵 사용이 거의 없다시피 해 다달이 사 날라야 했던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 등도 2022년 6월 현재까지 한 번도 구입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괜찮은 시도이자 변화였다고 들다방 일꾼과 손님 모두 평가하고 있습니다.

손잡이가 달린 가벼운 컵의 부재 등 여전히 개선할 점도 보이지만, 앞으로의 과제로 남겨둡니다.

보틀클럽 제로웨이스트 리유저블 리턴미컵으로 1회용컵 사용을 줄이고 다회용컵 사용을 더 늘리게 된  들다방 카페,

오늘도 들다방 카페의 변신은 진행 중입니다.

안내문_들다방컵 돌려주세요(개인컵으로 사용 안 돼요)_사진 들다방 로고 스티커를 붙인 투명 플라스틱 컵 두 잔. 들다방 로고 스티커가 붙은 플라스틱 투명 컵 두 잔, 왼편에는 증기가 모락모락 나는 아메리카노가 담겨 있고, 오른편에는 얼음이 담긴 아이스 카페라테가 담겨 있다.

안내문_들다방컵 돌려주세요(개인컵으로 사용 안 돼요)_사진 들다방 로고 스티커를 붙인 투명 플라스틱 컵 두 잔. 들다방 로고 스티커가 붙은 플라스틱 투명 컵 두 잔, 왼편에는 증기가 모락모락 나는 아메리카노가 담겨 있고, 오른편에는 얼음이 담긴 아이스 카페라테가 담겨 있다.

글쓴이 : 들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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